2017 맥북프로 15인치 2년 가까운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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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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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프로의 가능성에 다가가기 위한 삽질의 기록, 물론 케이블 불량입니다.)


십여년 전 아이패드 1세대를 해외에서 구매대행한 제품을 중고로 구매한 이후로 아이폰, 애플워치, 아이패드프로, 에어팟, 등등 PC를 제외한 모든 제품들을 사용해 왔습니다. 애플 제품이 많다보니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를 찾게 되었고 그곳에서 애플 신제품 정보를 관찰하는 등 눈팅으로 설레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죠~ 그러던 중 2017년에 발매된 맥북프로는 무게가 가벼워지고 두께 또한 얇아지면서 저를 상당히 자극했습니다. 사실 저는 직업상 맥OS는 그다지 필요가 없었지만 깊은 고민과 신중함에도 항상 신의 의지를 꺽을 수 없더군요. 그리하여 쨍쨍한 맥북프로 15인치 최하위 모델을 오픈마켓에서 2백만원 후반대에 구매를 하고 2년 가까이 맥북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사용기를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이쁘다: 맥북프로의 최고 장점은 디자인이라고 생각됩니다.  통알루미늄을 세밀하게 가공해서 만든 본체는 영롱한 명품시계를 보는 듯 한 느낌을 주었고, 날카로운 단면과 둥근 모서리가 애플의 제품임을 떠올리게 합니다.

터치패드: 2017년 맥북프로의 경우 대각선으로 한뼘에 가까운 터치패드를 적용하고 있어 키보드를 사용 하다가도 터치패드 사용이 손쉬우며 커뮤니티 사이트 눈팅을 많이 하는 저에게는 너무도 편한 포인터 장치였습니다. 그리고 터치패드의 클릭감은 애플사 제품만의 특징인데 물리적 키감이 아닌 진동센서를 내장한 방식이어서 광활한 터치패드의 어느 부분을 누르더라도 똑같은 키감을 제공하는 이점이 있죠

레티나: 모니터 화질의 경우 레티나 디스플레이 이름 만큼 쨍한 화질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해상도의 변화에도 이질감 없는 아이콘, 폰트들은 맥북을 즐기는데 더 없는 즐거움을 줍니다.

사운드: 스피커 또한 단단한 알류미늄 케이스에서 뿜어져 나오기 때문인지 사운드가 파워풀하게 느껴지며, 고음 부분에서도 섬세한 해상력은 막귀인 저도 알 수 있는 탁월한 구매 포인트 입니다. 

에너지: 맥OS의 장점인 전원관리 부분을 보자면 맥북을 사용하다가 갑작스레 모니터를 닫고 하루 이틀 뒤 모니터를 열어보면 배터리 소진율이 10퍼센트도 채 안되는 수치여서 작업을 이어 나가기에 아무런 무리가 없습니다. 언제나 사용자를 위해 준비가 되어 있는 노트북이란 얘기죠

제가 느꼈던 장점은 여기 까지 입니다. 지금 부터는 아쉬운 부분을 언급 하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기기는 나름 적응이 쉬웠고 맥북 또한 그런 기대감에 빠져 적응해보려 애를 많이 썼습니다. 쓰지도 않던 단축키를 공부하는가 하면 윈도우에서의 한영키로 바꾸기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 노트북으로 일은 하지 않고 나에게 복종을 시키기 위한 사투가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집니다. 


부트캠프: 맥OS에서 벗어나 내가 쓰던 윈도우10을 쓰고 싶다...생각했습니다. 아닌 줄 알지만 직접 느껴보고 싶었죠~ 부트캠프로 설치한 윈도우는 드라이버 설치까지 무리가 없었지만 윈도우를 맥북키보드로 조작하는 일은 3가지 OS를 다룰 만큼의 복잡함이었고 윈도우의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맥에 비해 뭔가 엉성한 느낌이어서 좌절감이 약간 느껴졌습니다. 물론 맥북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하면 완전한 윈도우10을 사용할 수 있지만 맥OS 에서 돌아가지 않던 팬이 막 돌고 쭉쭉 빠지는 배터리 잔량을 보고 있노라면 심한 모욕감을 느끼면서 파티션을 삭제하는데 걸리는 시간 단 5분만에 과거를 청산하게 됩니다. 

패러럴즈: 윈도우 사용이 절실한 직업인데 맥북의 고급진 질감은 놓칠 수 없었죠~ 더 안될 일이지만 이번엔 패러럴즈를 구매하기에 이릅니다. 몇만원 결재 후 롤러코스터 타듯 순탄하게 윈도우 설치를 마치고 이런 저런 테스트를 합니다. 부트캠프에서 하던 거의 대부분은 작업을 할 수 있고 맥과 윈도우를 오가며 순발력 있게 작업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가상 윈도우 사용시 난로 수준으로 뜨거워진 노트북 하판은 허벅지에 올리고 쓰기에 무리입니다. 저온 화상 그거 여기에도 해당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엑셀 VBA 같은걸 실행하면 쉴세 없는 팬소리는 거실에서 안방까지 들리는지 우주최강 여신님의 핀찬 때문에 하던 작업을 접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맥OS의 업그레이드 때 마다 패러럴즈의 업그레이드 종용 결재창도 계속 뜨는데 한번은 속아 봤죠~ 광고로는 5~6배 좋아진 성능 불라불라 하지만 사용해보면 전작과 큰 차이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지금의 패러럴즈 용도는 쇼핑몰 주문 수집이나 약간의 엑셀 VBA 실행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키보드: 키감이 좋지 않다. 애플도 포기한 키보드, 키보드에 한해 4년간 무상수리 지원, 많은 얘기가 키보드의 단점을 떠올리게 합니다. 딱딱 떨어지는 키감 때문에 손끝에 힘을 주지 않으면 공타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자사전 키보드 누르듯이 까지는 아니지만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다가 맥북의 키보드로 옮겨오면 반드시 자세를 꼿꼿이 잡고 타이핑을 해야 합니다. 각잡고 타이핑이죠~ 사실 피곤합니다. 저도 많이 불편하지만 '이쁜 꽃은 가시가 있는 법' ㅇㅈㄹ 하면서 2년 가까이 쓰고 있습니다. 

터치바: 존재의 이유를 모르겠는 이 값비싼 기능으로 어떤 이는 둠 게임을 하는데 활용하는 친구를 보며 인간의 능력은 한도 끝도 없다라는 진리를 터득하고 말았습니다. 눈으로 보고 ESC를 쳐라, 눈으로 보고 밝기를 조절해라, 눈으로 보고 음량을 키우든 줄여라 등등 주의력을 분산시켜 작업에 집중을 힘들게 합니다.

USB-C: 악세사리 없이 메모리카드 하나 읽지 못하는 맥북을 바라보며 '그래 귀한 녀석아 지갑을 열게' 사테치 허브를 구매합니다. 어디서 본건 있어 가지고 9만원 가까이 하는 비싼 녀석을 들였죠 근데 이건 또 한번의 실수입니다. USB-A 타입의 메모리는 영상을 옮기기에 속도가 형편 없이 느리고 그것을 사용 하다가는 아까운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최신의 외장 SSD는 USB-C 타입으로 전송속도가 빠르고 굳이 맥북의 하드에 영상을 넣지 않고 메모리에 넣어둔 채 작업을 해도 버벅거림 1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USB-C 타입 메모리를 요긴하게 쓰고 있네요~


기억나는 에피소드를 맺으며

맥은 맥 답게 쓰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로우며, 가능성을 두고 사용하다 보면 잔고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지금의 제 맥북은 약간의 패러럴즈(윈도우10), 웹서핑, 영상편집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 큰 기대 없이 이정도로 만족하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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